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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제 살 깎는 포교’ 지양해야…

2012.06.06 | 원더(부루나)



[칼럼]‘제 살 깎는 포교’ 지양해야…

 

덕(德) 베풀기를 좋아하는 한 스님이 있었다. 중소도시의 어느 공찰에서 주지직을 수행하던 중 환속한 도반이 찾아와 다시 출가하겠다고 하자 스님은 거리낌 없이 방을 내주며 같이 살자고 선처하였다. 그런데 그 도반은 의리를 지키지 않았다. 바로 한 마을에 포교당을 내어 나간 것이다. 물론 상당수의 신도들을 충동질하여 못된 짓을 한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절은 온통 쑥대밭이 되었다. 그 착하디 착한 주지스님은 이런 얘기를 하면서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인간적 비애와 배신감으로 스님은 한 동안 사람 만나는 것조차 꺼려하였다.

 

절 집안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신도들을 상대해서는 걸핏하면 ‘인연법의 소중함과 은혜의 지중함’을 연설하면서도 자기 스스로는 욕심이라는 마의 덫에 걸려 그 값진 인간관계를 훼손하는 것을 보노라면 같은 승복을 입고 같은 공간을 산다는 것이 부끄럽다. 시장에서 노는 잡배나 거지들도 의리를 내세우는데 자칭 인천(人天)의 스승이 될 거룩한 후보자들이 그래서 되겠는가.

 

영남불교대학 관음사에서도 이러한 류(類)의 일들이 늘 있어왔다. ‘포교’를 하려는 목적은 잊어버리고, 쉽게 신도를 확보해 사찰을 세우려는 욕심이 앞선 때문이다. 가끔, 사찰의 순리적 발전을 문의해오는 스님들에게 내가 꼭 당부하는 말이 있다. ‘반경 100㎞이내의 사찰 스님들은 전임교수 또는 상임법사로 부르지 마십시오.’

 

나는, 결제철 안거 때문에 자리를 비우게 되어 할 수 없이 먼 지역에 위치한, 다른 도시에 사는 스님들을 초빙할 때가 더러 있는데 그럴 때면 꼭 문제가 발생한다. 강의를 했거나 부전을 살았던 스님들이 인근에 포교당이나 사찰을 내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신도들의 연락처를 알아내어 사찰로 찾아오라며 연락을 해댄다.

 

수행과 공부를 하며, 절을 잘 다니고 있는 신도들의 마음을 교란하기 위해서 은근히 영남불교대와 나에 대해 비방하고 중상모략 한단다. 뒷날 신도들은 크게 뉘우치고 돌아와 용서를 구하지만 정작 그 당사자 스님들은 자기 합리화를 위해 끝없는 구업(口業)지음의 행진을 계속한다. 포교당을 시작하면서 겪는 고충 때문에 간혹 ‘제 살’ 깍아내는 잘못을 저지른다고 하지만 결국 결론도 좋지 않다. 얄팍하게 시작한 절들은 얼마가지 않아서 문을 닫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얼마 전에는, 영남불교대학 관음사가 수년간 장학금을 대주고 공부시킨 비구니 스님이 자기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찰과 나에 대해 사실무근의 나쁜 이야기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절연(絶緣)하였다. 다 의리 없는 사람들이며 배은망덕의 전형이다. 가장 인간적이어야 할 스님들이 파렴치한 행동을 하여 주위의 빈축을 산다면 그따위 돈과 명예를 어디다 쓰려는지 한심스러울 뿐이다.

 

요즘, 대한불교조계종은 종회의원 선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로 좋은인연 관계에 있었던 사람들이 닭벼슬 보다 못한 승(僧) 벼슬을 차지하려고 질시 반목한다. 출가 시절 한솥밥을 먹으며, 법거량을 하면서 쌓아온, 그 귀중한 법연(法緣)을 헌신짝 버리듯 하여 이전투구 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제도가 없을 수는 없다. 승가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종회도 필요하고 총무원 등의 기관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러한 제도 때문에 우리 청정승가가 더렵혀지고 나의 자성자리가 매몰되지는 않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수행자는 항상 자신의 허물을 살피는데 게을러서는 안된다.

 

정도(正道)와 의리의 바탕위에서 경쟁이 이루어져야 사회든 승가든 건전해진다. 그러한 맥락에서 ‘문제 있는 출가자’도 총무원장이 될 수 있다는 선거법은 재개정 되어야 한다. 자생(資生) 즉, 불교이다. 

 

2006-10-1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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