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불교조계종 재심호계위가 지난 6월 18일, 1994년 종단 개혁 당시 멸빈 징계를 받았던 전 총무원장 의현 스님을 사실상 사면이나 마찬가지인 공권정지 3년으로 감형한 결정에 대한 반발이 본격화 되고 있다. 미풍에서 폭풍으로 바뀌는 양상인 것. 조계종단의 종헌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 재심호계위원들은 즉각 사퇴하라 불교사회정책연구소등 재가불자 단체들은 오늘(9일) 오전 10시 '94년 불교개혁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비상대책회의'(이하 불교 비대위) 공동대표단 모임을 가진데 이어 11시에는 조계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심호계위원들의 사퇴와 조계종 중앙종회의 재심호계위원들 불신임 요구, 조계종 집행부의 사과와 복권절차 진행 중단 등을 요구했다. 앞서 94년 종단개혁정신을 실천하기 위한 비상대책회의 참여단체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가진 회동을 통해 내놓은 발원문에서 "우리는 세상사가 서로를 말미암아 일어난다는 연기법을 배우고, 인과법의 진리를 경외하는 불제자"라고 선언했다. 이어 "조계종단의 반 불교적인 사태에 임하여, 사부대중의 일원으로서 청정승가를 이루지 못한 죄업을 뼈아프게 참회한다"면서, "▲ 종단의 일부 소임자들이 정법수호의 책무와 종도들의 신뢰를 짓밟는 악업을 더 이상 짓지 말게 하소서. ▲ 승가공동체의 법규는 표리부동한 말잔치가 아니라, 사부대중이 엄격히 지키는 실참수행이 되게 하소서. ▲ 수행하는 스님들과 규율이 있는 종단을 수호하고, 종도로서 자긍심과 환희심으로 귀의할 수 있게 하소서. ▲ 조계종단 일부 소임자들의 오욕락으로 무참히 퇴색해버린 부처님의 지혜광명을 되찾게 하소서."등을 발원했다. 불교비대위는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한불교청년회 전준호 중앙회장이 발표한 우리의 주장을 통해 94년 종단개혁의 경과과정을 설명한 후 "서황룡(서의현 전 총무원장)에 대한 우리 교단의 엄벌은 다시금 어용불교의 역사를 허용하지 아니하고, 물질만능주의의 세속화 물결을 청정지계의 둑으로 막아버리고, 음습한 거래나 폭력이 아닌 사부대중의 공의에 의한 투명한 교단을 만들자는 약속의 상징이며, 시대적 소명의 실천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종단 역사상 이렇게 많은 대중의 공의가 모여 엄벌을 결의한 사례는 없다."면서, "그럼에도 조계종단의 재심호계원은 아무런 대중 공의의 수렴이나 94년 개혁회의에서 출발한 현재의 조계종 종헌 종법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도 없이, 편법적으로 밀실에서 서황룡에 대한 복권을 뜻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불교비대위는 계속해서 "재심호계원에 94년 봄 조계사에 모인 수천, 수만 대중들의 염원을 발로 차버릴 권한이 부여된 바는 결코 없다."면서, "물질주의 가치관이 만연한 현실에서 팍팍한 삶을 살아가는 불자들과 국민들에게 세상을 청정하고 온기 있는 수행도량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94년 불교개혁의 약속을 지켜야 할 종단의 소임자들이 오히려 94년 개혁정신을 후퇴시키는 졸속적인 결정을 내린 것을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불교비대위는 이 같이 강조한 후 "94년 개혁정신의 실천은 여전히 현재의 과제임을 선언하며, 조계종단에 다음과 같이 결자해지를 요구한다."면서, "▲ 94년 개혁정신과 대중공의 그리고 조계종단의 종헌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 재심호계위원들은 즉각 사퇴하라.▲ 조계종 중앙종회는 재심호계위원들을 불신임하라. ▲ 조계종 집행부는 작금의 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재심호계원 결정에 따른 복권절차 진행을 중단하라."등을 요구했다. 불교비대위에는 나무여성인권상담소, 대불련총동문회, 대한불교청년회, 민주주의불자회, 바른불교재가모임, 불교사회정책연구소, 불력회, 삼보법회, 정의평화불교연대, 종교와 젠더연구소, 지지협동조합, 참여불교재가연대, 청년여래회, 한국대학생불교연합 등의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한편 불교비대위는 기자회견 이후 계획으로 대표단 단체 카톡 운영, 페이스북 개설할 것과 서명운동을 착수할 것, 토론회를 개최할 것 등을 결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