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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손히 9층 석탑 1좌를 조성, 영원토록 공양"

2015.07.04 | 정진해 문화재전문기자



제천 시가지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한수면 송계리는 청풍명월의 동쪽으로는 월악산이 솟아 있고 서쪽으로 용마산이 솟아 있다. 그 사이에 자라잡은 한수면은 도시의 발전만큼이나 변화의 바람이 스며들고 있다. 녹색 밑바탕에는 각기 다른 형태와 색깔의 점들이 늘어가고 그 사이로 주름잡던 계곡의 물줄기는 느림에서 조금씩 허리를 펴고 속도를 높여 충주호로 빨려 들어간다.
 
덕주산성 월악루에 올라 계곡을 따라 불어오는 바람을 접하다보면 어느새 눈은 월악산 최고봉에 닿아 있다. 홍예문을 나서서 앞 숲속의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면 칡넝쿨이 앞을 막고 소나무가 그늘을 만들고, 햇볕을 잡고자 춤을 추는 야생초의 하루는 길기만 하다. 
 
 
▲ 사사자9층석탑 중 4층까지만 남아 있다.      ©정진해
 
 
사자빈신사는 언제 누가 창건한지 알 수 없지만, 중대석 명문으로

걷다보면 다시 북바위산과 용마산이 만들어낸 계곡 앞에 이른다. 그냥 지나쳐버리기 쉬운 삼거리의 이정표,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들면 이란 반가운 안내표시목에 ‘사자빈신사지 사사자구층석탑’이 저 곳에 있다고 알려준다.

계곡의 끝은 알 수 없으나 걷다보면 돌로 높은 기단을 쌓고 그 사이로 계단을 따라 오르면 실망할 정도로 전체의 넓이는 협소한 곳에 4마리의 사자를 보면 또 다른 멋의 석탑을 만난다. 사자빈신사는 언제 누구에 의해 창건된 사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석탑의 중대석 전면에 새겨진 명문에 의하면, 고려 현종 13년(1022)에 석탑을 세웠음을 밝히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시기에 사찰이 창건되지 않았나 추정된다.

 
▲ 비로자나불좌상 전면     ©정진해
 
 
▲ 비로자나불좌상 후면.     ©정진해
 

석탑을 보면 어디서 본 듯한 생각을 갖는다. 구례화엄사의 사사자 삼층석탑과 홍천 괘석리의 사사자 삼층석탑, 함안 주이사지 사자석탑과 함께 대표적 사사자석탑이다. 사자가 불교에서 상징하는 의미는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사자빈신사 석탑은 4개의 장대석으로 지대석을 놓고 그 위에 방형하대를 놓았다. 하대석의 각 면의 모서리에는 우주를 모각하였고 각 면에 2개의 탱주를 모각하였다. 또한 상부에는 테를 돌려 부연을 삼았다. 각 면에는 3개씩의 측면연꽃무늬에 가운데에 생명의 탄생을 알리는 새싹을 가운데에 새겼다. 위쪽의 중대석 각 면에는 우주를 넓게 새기고 남쪽 면에는 석탑의 내력을 알리는 명문이 79자가 새겨졌다.
 
佛弟子高麗國中州月 (불제자고려국중주월)
岳獅子頻迅寺棟梁 泰爲 代代(악사자빈신사동량 태위 대대)
聖王恒居萬歲天下大 (성왕항거만세천하대)
平法輪常傳比界地方 (평법윤상전비계지방)
永消怨敵後遇生娑婆 (영소원적후우생사파)
卽知花藏述生卽梧正 (즉지화장술생즉오정)
覺敬造九層石塔一坐永允供養 (각경조구층석탑일좌영윤공양)
太平二年四月日謹記 (태평이년4월 일근기)

‘불제자 고려국 월악산 사자빈신사의 동량은 삼가 받듭니다. 대대로 성왕께서 항상 만세를 누리시고, 천하가 태평해지고, 법륜이 항시 전해져서, 이 지역 이 지방에서 영원히 원적이 소멸된 이후 우연히 사바세계에 태어나서, 이미 화장미생을 알았으니, 곧 정각을 깨우칩니다. 삼가 공손히 9층 석탑 1좌를 조성하여 영원토록 공양하고자 합니다. 태평(太平) 2년(1022년, 현종 13) 4월 일에 삼가 기록합니다.’

상대기단의 중석위에는 형상이 각각 다른 4마리의 사자인 아, 음, 이, 오를 모서리에 한 마리씩 배치하여 갑석을 받치게 하였고, 중심에는 비로자나불좌상을 안치함으로써 매우 특이한 형태를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갑석의 천정에는 연화문을 새겼다.

 
▲  사자상(전면)- 동남과 남서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정진해
 

고려 현종 13년(1022) 석탑 세웠음 밝혀 이 시기에 사찰 창건 추정

전면에 배치된 사자 중 좌측의 사자는 남동쪽을, 우측의 사자는 남서쪽을 바라보며 모두 힙을 벌려 이빨이 보이도록 하였다. 후면의 두 사자는 정면으로 보고 있어 전후가 대조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중앙의 비로자나 불상은 두건을 쓰고 뒤로 끈으로 가지런히 묶어 있는 모습이며, 손은 주먹을 쥐고 가슴에 붙이고 앉아 있는데, 그 모습이 매우 흥미롭다. 이러한 모습은 구례 화엄사의 사사자 삼층석탑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갑석 위 네모진 면에 16판의 연꽃잎이 새겨져 탑신부를 받치고 있다. 특히 일반적인 특징에서 보면 비로자나불이 두건을 쓰고 있는 모습을 보아 지장보살상으로 보고 있는 견해도 있는데, 이것은 북한산의 승가사의 승가상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층 탑신은 각 모서리에 넓은 우주를 새겼고 그 위의 지붕돌과 한 돌로 되어 있으며, 1층탑신은 특별히 크지만 2층부터는 급격히 작아지는데, 이러한 형태는 고려시대 석탑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지붕돌은 4층까지 남아 있고, 몸돌은 5층까지 남아 있는 상태이며, 지붕돌을 받치고 있는 받침석은 3단으로 이루어졌으며, 추녀의 우각은 크게 반전하였다. 낙수면의 경사는 경사가 완만하다.

 
▲ 사자상(후면)-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정진해
 

명문의 기록에 의하면 9층이었으나 5층 지붕돌부터 남아 있지 않아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없음이 아쉽다. 

석탑의 뒤쪽에는 석등의 부재로 보이는 기단석이 남아 있으며, 주변에는 가옥과 밭이 있어 정확한 사찰의 규모를 알 수 없다. 더 이상의 발굴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사찰의 규모는 알 수 없는 숙제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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