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불교인드라망 정모 법회

불기 2569 (2025년 05월 15일) 목요일

뉴스 > 불교뉴스  

통영시, 도로편입 '윤이상' 생가터 보존 방침 세워

2014.06.08 | 김성호 기자



불교계는 물론이고 시민사회단체들까지 나서 윤이상 선생 생가터 보존을 주장하고 나선것과 관련해 통영시가 해당 계획을 폐지하고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여 생가터 보존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신문>은 지난 4일자 기사를 통해 “통영시가 도천테마공원 뒤편 도로개설사업 구간에 포함돼 있는 윤이상 생가터를 보존키로 결정했다.”면서 “통영시는 도천테마공원 뒤편 도시계획도로 개설사업 구간 내에 있는 윤이상 생가터를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자 유족 등과 협의해 이 부지를 우회해 도로를 개설하는 방안으로 설계를 변경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경남신문>은 시 관계자의 말을 빌려 “해당 구간은 침수사고가 자주 발생해 주민 안전 확보와 원활한 소통을 위해 도로 개설이 시급한 곳이지만 통영 유명예술인의 흔적을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는 만큼 생가터를 끼고 굽은 도로를 개설하고 생가터는 단장하는 방안으로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30일 오후 윤이상 평화재단(이사장 영담스님)은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천동 윤이상 선생 생가터를 보존하라고 주장한바 있다. 

 

윤이상 평화재단은 “윤이상 선생 생가터 보존 범 시민서명운동을 전개 현재 700여명이 서명하였다”면서 “▲현재 계획된 도로공사 일정을 연기하고 생가터를 보존하기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 ▲통영시가 애초 약속했던 생가 복원 등 윤이상 선생의 예술적 유산을 보존하고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중장기 발전계획을 마련하라.”등을 요구한바 있다.

 

윤이상 평화재단측이 이 처럼 반발하고 나선 것은 세계적 음악가인 윤이상 선생과 관련한 통영시의 각종사업이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생가터가 있는 도천동에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하면서 도로에 편입되어 사라질 위기에 처하면서 시작됐었다. 생가터를 보존하기 위해 이 곳 만큼은 도로를 양 방향 우회해 줄 것을 건의 했던 것.

 

 

다음은 윤이상 평화재단이 지난 5월 30일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통영은 한국의 나폴리이며 예향이라고 알려져 있다. 음악가 윤이상, 시인 유치환, 소설가 박경리, 화가 전혁림 등등  수많은 시인과 음악가와 미술가들이 통영이라는 땅에서 나고 자라고 예술을 꽃피웠다. 이들 예술가들은 한결같이 통영을 사랑했고 자랑스러워 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최근 그 통영에서 죽어서도 고향땅을 밟고 싶어 했던 세계적 음악가 윤이상 선생의 흔적이 하나씩 지워져 나가고 있다.

 

애초 세계적 음악가인 윤이상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윤이상국제음악제’가 어느새 ‘통영국제음악제’로 이름을 바꾸었고, 520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만든 ‘윤이상국제음악당’은 ‘통영국제음악당이 되고 말았다.

 

이뿐이 아니다. 윤이상 선생을 기리는 테마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던 ‘윤이상기념공원’은 윤이상 선생과 전혀 무관한 ‘도천테마공원’으로 얼굴을 바꾸었고 그 안에 만들어 놓은 윤이상기념관도 안내판 하나 없이 버려진 채 방치되어 있다.

 

그리고 이미 약속했던 윤이상 생가의 복원마저 미뤄진 채 최근 도로를 신설하겠다며 생가터를 차가운 아스팔트 밑으로 묻어버리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생가는 한 인간의 영혼과 정신이 살아 숨 쉬게 만드는 뿌리다. 생가터를 없애는 것은 윤이상 선생의 영혼과 정신을 뿌리부터 잘라버리는 만행이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다음 같이 말한 바 있다. “사람은 자신의 거처와 상당히 관계가 깊어서, 집을 잘 관찰하면 거기 사는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기 마련이다”

 

집과 인간, 특히 집과 예술가들의 각별한 관계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는 예술가들의 집을 특별하게 보존 관리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예술가들의 도시’라고 불리는 프랑스 파리다. 파리 북부 몽마르트르에는 <카르멘> <아를의 여인>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를 작곡한 조르주 비제의 집을 비롯해 반 고흐의 집, 베를리오즈의 집, 트리스탄 차라의 집, 에릭 사티의 집 등 무수한 예술가들이 머물던 집들이 자리하고 있다.

 

파리가 파리인 것은 바로 이들 예술가들과 이들의 흔적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통영이 예향인 것은 바로 통영이 낳은 예술과들과 그들이 남긴 자취가 아직 숨 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유럽의 작은 나라 폴란드 역시 마찬가지다. 이름도 생소한 폴란드의 작은 마을인 젤라조바 볼라 역시 폴란드 출신 음악가 쇼팽을 위해 1945년 생가를 개조해 박물관을 만들었다. 이 박물관은 1810년 3월 1일 태어나 7살 때 바르샤바로 이사 가기 전까지 살았던 집으로 2차대전 당시 파괴된 것을 1945년 복구한 것이다.

 

독일의 작곡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를 기린 ‘바흐하우스’도 마찬가지다. 2차대전 당시 파괴된 건물을 복구해 독일 뒤링켈 지방의 아이제나흐에 있는 바흐의 생가를 박물관으로 만들어 두고 있다.

 

세계 각국은 예술가들의 집을 보존함은 물론 그들의 흔적을 모아 박물관 등으로 조성함으로써 세계인들이 그들 예술가들이 남긴 자취를 만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로 인해 폴란드나 독일의 후미진 마을에 수많은 세계인들의 발길이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예술가들을 대하는 태도에서 보자면 이웃나라인 일본도 우리의 부러움을 산다. 일본 니가타현의 조그마한 마을인 유자와의 작은 료칸 ‘타카한’에는 <설국>으로 노벨상을 받은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존되고 있다. 이 료칸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난 곳도, 살던 곳도 아니다. 다만 소설 <설국>을 쓰기 위해 6개월 동안 머물렀을 뿐이다.

 

그런데 이 료칸에서는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앉아서 글을 쓰던 앉은뱅이 책상과 만연필, 안경 등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화재와 여러 차례의 증개축이 있었지만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묵었던 2층 방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이다.

 

문화강국을 이야기 하고, 우리의 젊은 가수들이 아시아는 물론 미국, 문화의 중심지인 유럽에까지 뻗어나가고 있는 시대에, 문화적 불모지에 다름없었던 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이 낳은 최초의 세계적 예술가 윤이상 선생은 어쩌면 한류문화의 원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윤이상 선생은 생존해 있을 당시 유럽의 5대 작곡가 중 한 사람으로 꼽혔고, 뉴욕 브루클린 음악원 교수들이 역대 최고의 음악가 44인을 꼽을 때도 역시 그 이름을 올렸다. 위대한 음악가 44인 중 20세기 작곡가로는 윤이상 선생과 러시아의 스트라빈스키 등 4명뿐일 정도로 세계적으로 높은 평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서양의 많은 사람들이 윤이상 선생 때문에 한국을 더 잘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윤이상 선생과 그의 예술을 보존하고 계승하지는 못할망정 윤이상 선생이 살았던 생가터를 차가운 아스팔트 밑에 묻어버리고자 하는 발상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도시 개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땅속에 있는 유물, 유적이 발견되면 공사를 즉각 중지하고 역사를 보존하는 작업을 한다. 그런데 이미 땅 위에 드러난 예술가의 흔적을 지우는 것은 잊을 수 없는 일이며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통영시는 예향임을 자부하는 곳이다. 더욱이 윤이상 선생이 통영 출신이라는 점을 가지고 국·내외적으로 홍보해왔다. 한국의 작은 도시 통영은 세계적 음악가 윤이상 선생 때문에 세계인이 관심을 갖는 도시가 되어 있다. 만일 윤이상 선생이 아니었다면 과연 통영에서 국제음악회가 열리고 국제음악당이 세워질 수 있었겠는가? 단연코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통영시가 윤이상 선생의 생가터에 대해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에 따라 진행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생가터를 보존할 계획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 더 나아가 세계 유수의 선진국들이 하듯 윤이상 선생의 음악적 예술적 유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 안고 이를 발전시킬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만 통영은 진정한 의미의 예향일 수 있는 것이며, 한국 역시 세계로 뻗어나가는 문화강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현재 계획된 도로공사 일정을 연기하고 생가터를 보존하기 위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 하나. 통영시가 애초 약속했던 생가 복원 등 윤이상 선생의 예술적 유산을 보존하고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중장기 발전계획을 마련하라.

 

2014년5월 30일

윤이상평화재단    

 

 

 

<ⓒ참좋은인연신문사 & 한국불교대학大관음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획
출판

無一우학스님의 법문집 [아, 부처님]

無一우학스님의 법문집 [아, 부처님]

문화

2018년 10월 13일 대구불교 한마음체육대회

2018년 10월 13일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대구월드컵 보조경기장에서 대..


회사소개 | 사이트맵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청소년보호정책
대구광역시 남구 봉덕3동 1301-20번지 우리절 한국불교대학大관음사 대표번호 TEL) 053-474-8228
등록번호 : 대구아00081 | 등록년월일 : 2012.03.26 | 발행인 : 심종근 | 편집인 : 이은경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종근
Copyright 2012(C) (주)참좋은신문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