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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회 '슬픔은 나누고 희망은 함께 모았다'

2014.04.27 | 추광규 기자



세월호 참사와 관련 불교계가 2014 부처님 오신날을 앞두고 열린 연등법회와 연등행렬를 통해 국민들과 함께 슬픔은 나누고 희망은 함께 모았다.

 

26일 저녁 서울 동대문부터 종각사거리 구간에서 5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연등법회는 흥을 돋우는 음악과 신나는 노래대신 목탁 소리와 염불 소리가 사회적 분위기를 선명하게 나타냈다.

 

이날 행사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가운데 연등법회와 연등행렬 그리고 종각사거리에서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하는 국민기원의 장’ 행사순으로 진행되었다.

 

 

 

 

동국대 대운동장에서 오후 4시 30분에 진행된 연등법회는 희생자들을 위한 천수경 독경과 석가모니불 정근, 실종자들의 생환을 기원하는 축원의식과 함께 진행되었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장인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우리는 지금 너무나도 큰 아픔을 마주하고 있다. 한없이 여리고 애꿎은 생명들이 어둠에 갇혀 온 국민의 가슴과 나라를 아프게 하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지혜의 등불을 밝혀 모두가 화합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슬기로움이 필요하다. 행복을 나누면 두배가 되고 아픔을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연등법회 참가자는 발원문을 통해 “여객선 세월호 사건으로 모두가 슬픔과 안타까움으로 가득한 이때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등불을 밝혀 서로가 위로하고 격려하며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도록 불자들이 앞장서겠다”고 서원했다.

 

 

 

 

 

오후 7시부터는 동대문에서 종각사거리까지 연등행렬이 진행되었다. 희생자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커다란 흰색 장엄등과 실종자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적색 장엄등을 필두로 100여명의 스님들이 백색등을 들고 뒤를 따르고 2백여장의 만장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로하며 나아갔다.

 

각 사찰 및 단체는 제일 앞줄에 백색등을 들고 행진하였으며, 석가모니불 정진을 하며 희생자를 추모하고 안전한 사회, 상생의 나라를 기원하며 연등을 높이들고 행진했다.

 

마지막으로 9시 종각사거리에서는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하는 국민기원의 장”이 펼쳐졌다. 인묵스님을 어장으로 하여 도량게, 진혼무, 화청 등 희생자를 위로하는 천도의식과 성신여자대학교 3학년 박선연님이 발원문, 연합합창단의 추모노래 순으로 진행되었다.

 

 

 

 

다음은 발원문 전문이다.

 

 

발 원 문

 

바다에서 생을 마감한 우리 부모, 형제, 친구, 아이들이 밝은 세상에 태어나기를 간절히 빕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춥고 낯선 바다에서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우리 부모, 형제, 친구, 아이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합니다.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 삶의 미래를 위해 가족을 위해 생계의 무거운 짐을 들고 세월호 갑판에 올라선 직장인들, 고단한 돈벌이를 잠시 멈추고 제주의 아름다움을 찾아 길을 나선 여행객들, 학생들을 끝까지 구하다 사고를 당한 승무원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진도 앞바다에서 갑자기 배가 바닷속으로 기울어갈 때 얼마나 두려웠나요?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칠흑 같은 어둠과 비바람 속에서 얼마나 무서웠나요?

 

그 불안을, 그 두려움을, 그 공포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고 숨이 막혀옵니다. 우리가 할수 있는 일이 기도 말고는 그 무엇도 할수 없는 현실이 너무나 원망스럽습니다.

 

참으로 무력하지만 그래도 기도를 올립니다. 아직 경험하지 못한 인생, 아직 펼치지 못한 꿈을 떠올리며 조금 더 버텨주길 간절히 빌고 간절히 빕니다.

 

침몰하는 여객선 안에서 마지막까지 부처님의 모습을 보여준 당신들의 헌신과 살신성인을 기억하겠습니다. 친구를 살리려 자신의 구명 조끼를 건네준 아이에게 인간다움의 길을 배우겠습니다.

 

엄마! 미리 이야기 해둘게... 엄마 사랑해!

 

아무 죄 없는 아이들이 왜 이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생각해보면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말로는 아이에 대한 관심과 보살핌을 얘기하면서도 우리는 실천한 적이 없음을 고백합니다. 아이들을 부처님으로 하느님으로 섬기지 못하고 제 이기심과 무관심에 빠져 산 날들을 참회합니다. 세월호 참사는 어른들의 이기심이 만든 참사임을 고백하고 참회합니다.

 

세월호 참사는 사람을 중심에 두지 않고 생명을 중심에 두지 않고 안전을 중심에 두지 않고 저마다의 이익을 중심에 둔 우리 사회의 거울입니다. 이 거울 앞에서 우리는 모두 참회하겠습니다. 아이들이 안전한 사회를 위해 우리들의 탐진치를 씻어내겠습니다.

 

자식이 세상을 떠나면 부모는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고 합니다. 지금 이 순간도 애타게 생환을 기다리는 부모형제의 심정을 어찌 헤아리겠습니까? 부모들의 가슴에 쌓이고 있는 원망과 분노, 억울함과 고통이 모두 씻겨나가길 간절히 바랍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저 깊고 어두운 바다속에서 불안과 공포를 온몸으로 견디고 있을 세월호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시옵소서. 애통해하고 오열하는 가족들의 심장을 어루만져 주시옵소서. 그들을 기다리며 울먹이는 친구들의 손을 잡아주시옵소서.

 

이웃의 상처는 우리 모두의 상처입니다. 이번 참사는 우리 모두가 짊어져야 할 공업입니다.아이들이 애절하게 우리에게 외쳤던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돈과 자본이, 우리의 무지와 두려움이 우리를 이렇게 고통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두 손 모아 간절히 서원합니다.

윗 사람과 아랫사람이 소통하기 쉬운 나라, 이웃과 이웃이 소통하기 쉬운 사회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을 모두가 내 자식이라는 마음으로 함께 키우는 나라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사람이 존중받고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세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생을 마감하신 우리 부모, 형제, 친구, 아이들이 밝은 세상에 태어나기를 다시한번 간절히 간절히 발원하고 발원합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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