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존하는 일본 최고의 불교학자로 평가되는 기무라 기요타카 (도쿄대 명예교수) 츠루미대학 총장이 오는 10일 “불교학이 나아갈 길”이란 주제로 동국대에서 강연한다.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HK연구단과 불교대학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기무라 교수는 일본 최고의 불교학자로서 ‘현대의 불교학이 나아갈 길’에 대해 강연할 예정인 것. 10일(목) 오후 2시 동국대 문화관 덕암세미나실에서 열리는 이번 특강에 앞서 불교문화연구원으로 보낸 발제문을 통해 기무라 교수는 “불교는 석존의 가르침의 총체”라고 정의하고 “가르침에 기반한 불교문화의 체계로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 했다.
기무라 교수는 또, 현대적 관점에서 세계에 퍼진 여러 국가의 불교의 지역적 정의를 어떻게 획정할 지와 문헌학적 연구방법이 갖는 한계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기무라 교수는 특히 불교연구의 방법에 있어 “사상을 연구하는 기본방법으로 필로로지(Philology)라고 말하는 문헌학적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전제하고 “일반적으로 문헌학적 연구방법은 문헌에 대한 친근감과 애정을 가지고 그 의미를 해명하는 연구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불교연구를 문헌에만 의존해 하겠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할 예정이다. 문헌학적 연구를 하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자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즉 책상 위에서 문헌을 다루면 그만이라는 시대는 지나갔다는 것이다. 기무라 교수는 또, 불교를 지역적 범위로 나누기 보다는 문화권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개진할 예정이다. 또 컴퓨터 이용의 공과(功過)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전자텍스트를 사용해 단지 글자나 단어를 검색하고 이를 통해 동일한 글자, 단어라는 단편적인 특성을 가지고 성급히 결론을 내는 경우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표시할 것으로 보인다. 문헌 속에서의 맥락을 중시해야한다는 그의 학문적 기본입장도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또 학제간 연구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면서 특히, 주위의 연구결과 가운데 어떤 연구결과가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학자들에게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기무라 교수는 연구논문을 쓸 때는 전문용어에 너무 기대지 말고, 전문용어의 내용을 이해하여 얼마만큼 현재의 용어로 환원할 수 있는지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학술논문은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작성하여 논문이 완성된 후 어디에든 장식할 수 있는 작품이어야 한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기무라 교수는 화엄학자로서 학문의 길과 일본 조동종의 승려로서 성직자의 길이라는 두 길을 걸어온 일본 최고의 불교학자로 평가받는다. 1940년 구마모토현에서 태어나 도쿄교육대학 문학부 철학과를 졸업한 후 1975년 도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아 오랜기간 도쿄대 교수로 봉직했다. 화엄학 연구에서는 1977년 <초기 중국불교사상사의 연구>를 간행하여 화엄경의 한역, 화엄경류의 이역 및 위경, 지론, 섭론, 삼론 등의 화엄경의 연구사를 배경으로 하는 지엄스님의 화엄학 연구의 초석을 다졌다고 평가된다. 1992년에는 중국초기부터 요(遼)와 명(明)에 이르는 <중국화엄사상사>를 저술하였으며, 최근에는 화엄경별행본들에 대한 주석 작업을 간행하여 화엄학 연구에 완성도를 더하였다. 한편, 지엄스님을 연구하면서 지엄의 제자 의상스님에게 자연히 관심을 가졌고, 특히 고 김지견 교수와의 만남을 계기로 의상뿐아니라, 원효, 균여 등의 한국불교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연구성과를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