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할게 남아 있으면 참된 깨달음이 아니다"
2016.02.22 | 김성호 기자

충주 석종사 금봉선원 선원장 혜국스님은 동안거 해제를 앞둔 18일 오전 선림원에서 깨달음에 대하 "이해라는 생각이 있는 동안은 깨달은 게 아닙니다. 무념이 깨달음이죠. 생각해서 이해할 게 남아 있으면 참된 깨달음이 아니에요."라고 전했다.
혜국스님은 간화선에 대해서는 "부처가 오기 전이나 후나 말년에도 간화선의 도는 영원하다"면서 "초기 불교의 명상 수행으로는 도저히 간화선 같은 대자유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쟁이 심화되고 살림살이가 힘겨워지는 세태에 대해 혜국스님은 "젊은 학생들이 이른바 금수저를 갖고 태어나지 않으면 도저히 살 수 없다고 하지만, 깊이 생각해 보면 이 세상에 우리를 억지로 끌고 온 사람은 없다"면서 "스스로 선택한 것이라면 이겨 나가야지, 좌절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몸뚱이는 잘 조각한 얼음이나 마찬가지여서 모두 변해 가는 과정에 있다"며 "몸뚱이가 내 것이 아니고 우주와 자연에서 빌려왔다는 사실을 알면 고통이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혜국 스님은 "물질문명과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내 마음을 수행할 시간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허공에 먹물을 끼얹으면 바닥에 떨어질 뿐 허공은 더럽혀지지 않는 것처럼 인간과 생명의 본질은 죄에 물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얽히고설킨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음 문을 여는 의식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혜국스님이 금봉선원 선원장으로 있는 석종사는 해마다 동안거와 하안거 결재 때에는 스님선원과 재가불자 선원에서 약 130명의 사부대중이 참선수행 정진하고 있는 곳이다. 혜국스님은 13세에 해인사로 출가한 후 일타 스님을 은사로 득도했다. 이후 1969년 석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 수지했으며 경봉스님, 성철스님, 구산스님 회상에서 수행정진했는가 하면 2004년에는 충주 석종사를 창건했다. 현재는 충주 석종사 금봉선원장(주석)과 제주 남국선원장을 맡고 있다.
|
<ⓒ참좋은인연신문사 & 한국불교대학大관음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