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이 행복하려면 더 비우고 더 내려놓으세요" “좋은 말이 지닌 기운과 파동을 느껴보세요. ‘좋아!’라고 말하면 좋아진다는 이 단순함이 복잡하고 어려운 일들을 좋아지게 합니다. 이 말은 긍정이나 자기계발이 아니라 진리요, 치료입니다.” ‘아픔 치유사’로 통하는 승한(58)스님이 감정이 매말라 팍팍한 우리 사회를 치유하기 위해 들려주는 희망메시지 『좋아좋아』를 2016년 1월에 펴내고 사회 순화에 나섰다. 그는 현재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서 평등행복공동체인 ‘빠리사선원(Parisa temple)’ 선원장과 ‘행복단추학교’ 교장으로 있으면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은 물론 온가족의 고민을 풀어내는 행복상생운동을 펼치고 있다. 『좋아좋아』는 BBS불교방송의 문자서비스를 통해 2년 동안 매일 아침 독자들에게 보낸 ‘행복을 여는 힐링편지’를 8가지 긍정적 추임새로 묶어 펴낸 것이다. ‘그래 그래’(1장)는 늘 의심하고 부정했던 마음이 행복해지는 말이고, ‘맞아 맞아’(2장)는 닫혀 있던 마음이 열려 무엇이든 받아들여지고 채워지는 말이다. ‘옳아 옳아’(3장)는 쥐고 있던 욕심이 사라지고 마음이 가벼워지는 말이다. ‘믿어 믿어’(4장)는 미워하고 시기했던 마음이 따뜻하고 포근해지는 말이며, ‘웃어 웃어’(6장)는 힘들고 지친 하루를 안아주고 평화를 주는 말이다. ‘그럼 그럼’(8장)은 옳고 그른 것을 떠나 용서와 화해를 부르는 말이다. 결코 하기 쉬운 말은 아니지만 싫어도 한번쯤 그 사람 입장에서 말한다면, 고스란히 자신에게 플러스되어 돌아온다. “우리 사회는 지금 넘치는 불만과 분노, 고통, 불행으로 소용돌이치고 있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것은 실체가 아닙니다. 우리들의 주관적인 관념과 염체(念體)가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죠.”
불만, 고통, 분노, 불행의 염체는 너와 내가 다르다고 여기는 데서 생겨난다. ‘너와 내가 하나’ ‘모든 것이 내 탓’이라는 통찰인식을 갖는 순간에 봄눈 녹듯이 사라지고, 우리 마음에 긍정과 수용적 사고가 싹튼다고 한다. “화를 웃음으로, 욕심을 베풂으로, 굴종을 섬김으로 바꿔주는 에너지가 없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여기에 몰두한 끝에 모든 부정적 요소를 긍정적 에너지로 바꿔주는 메시지를 찾게 됐지요.”
▲승한 스님은 “우리 사회가 2016년 한해에는 서로 좀더 양보하고 좀더 배려하며 아주 사소한 것에도 서로가 감사하는 ‘소욕지족’(少欲知足)의 맑고 향기로운 해로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편집부 | |
세간에 쏟아져 나오는 긍정마인드 자기계발서가 욕망을 채움으로써 성공으로 가는 유(有)목적적인 긍정마인드라면, 스님의 긍정마인드는 자기가 받은 구원을 통해 더 비우고 더 내려놓음으로써 더 큰 부자가 되는 기쁨과 무소유의 긍정마인드라고 한다. 섬김과 봉사, 겸손을 통해 삶이 긍정적으로 변화됨으로써 인생의 확고한 나침반이 돼준다. “메마른 사회에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과 아픔을 함께 나누려는 것은 저 역시 알코올중독이라는 중병과 5·18(광주민주화운동)이라는 사회적 상처 속에서 오랫동안 고통받고 살았기 때문이지요.” 스님은 <전남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15년 했고, 문인으로서 계간지 <문학과 경계>를 펴내기도 했다. <조선일보>와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시(詩)로 등단했으며, 『나를 치유하는 산사기행』 『스님의 자녀수업』 등 산문집과 시집, 동화책 등을 썼다.
거기에다 노동운동가 등 독특한 이력을 가진 승한 스님은 35세까지 알콜중독자로 살았다. 출가 전 고등학교 때는 수면제 한줌을 쥐어 먹고 한 달 만에 깨어나기도 했고, 알콜중독자로 술 없이 하루도 못살던 때도 있었다. 우울증까지 찾아와 큰 병원에 입원해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ECT(전기충격치료)’를 세 번이나 받았다. 대학 1학년 때인 1978년 승려가 되기 위해 경남 함양 덕유산 용추사로 첫 출가했으나 술 끊기가 힘들어 1년 만에 하산하기도 했다. 한때 단주(斷酒)모임에 참여했던 6명 가운데 자신만 남고 5명이 자살했을 정도로 알코올중독은 무서운 병이었다. 결국 그를 다시 부른 것은 산사의 스승이었다. 1993년 원불교 수련원인 논산 삼동원에서 용타 스님(현 재단법인 행복마을 이사장)이 ‘동사섭(同事攝)’이라는 영성수련을 지도한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다가 술을 완전히 끊는 계기가 됐고, 결국 재출가로까지 이어졌다. 첫 출가는 용타 스님에게 했고, 두 번째 출가는 2001년 지홍 스님(불광사 회주)을 통해 했다. 용타 스님이 정신적 스승이라면, 지홍 스님은 실천적 스승이다. “개인 수행이 주변과 사회, 자연에 대한 자세와 다르지 않다는 은사 스님의 ‘동사섭’ 가르침은 저 자신은 물론 모두가 행복으로 안내하는 길이었지요.” ‘행복마음 단추’를 채워라 - 청소년에게 전하는 행복론 <네 마음을 들어줘> “좋은 친구 고르는 법이 있나요?” “찐따들 좀 괴롭히는 게 어때서요?” “선생님이 너무 무능력해 보여요” “학교 가는 게 무서워요” “엄마 아빠가 정말 싫어요” “게임이 좋은데 부모님이 못하게 해요” “저는 꿈이 없는 것 같아요” 등의 물음에 대해 승한 스님은 조곤조곤 지혜를 일깨워준다. 이 질문들은 청소년 대상 여론조사를 통해 선별하고 스님이 중‧고교 일선 교사들의 자문‧확인을 거쳐 간추린 것들이다. 승한 스님이 2015년 6월에 출간한 책 『네 마음을 들어줘』는 아프고 문제 많은 삶을 살았던 스님이 청소년들에게 들려주는 메시지이다. 입시 경쟁, 학교 폭력, 왕따, 가정 폭력, 자살 충동 등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문제이지만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는 것들에 대한 답을 모았다.
스님은 “이 책은 마음의 옷깃을 채우고 미래를 위한 행복의 단추를 끼우는 특별한 수업”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기 정체성이 있어야 꿈도 희망도 생긴다.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대부분 ‘관계’에 원인이 있다. 관계를 어떻게 풀지 해답을 주면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다”고 했다. “슬픔은 어쩌면 마음이라는 호주머니 속 깊이 넣어둔 뾰족한 돌멩이와 같은지도 모릅니다. 그 날카로움 때문에 호주머니 속에서 자주 꺼내 보게 되지만, 그러는 동안 모서리가 닳아 둥글어져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그것은 더 이상 나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 테니까요.” 승한 스님은 아픔 치유사이다. 행복단추학교를 통해 청소년들이 안고 있는 각종 고민을 풀어내고 있다. 스님이 그동안 행복학교 운영의 경험을 모아 단행본으로 펴낸 책이 <네 마음을 들어줘>이다. “청소년보다 어른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학생들의 문제는 학생들에게서만 찾을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고현재 군(서울 중원중 3년)의 추천사가 눈에 들어온다. 행복단추란 옷깃을 잘 채운다는 뜻을 갖고 있다. 또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하며, 어떤 것을 시작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즉, 마음의 옷깃을 잘 채워 행복한 삶을 시작하라는 뜻이다. 책에서는 청소년들이 겪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소재별로 묶었다. 게임이 좋은데 부모가 못하게 한다, 집에 가면 늘 혼자라서 싫다, 술 취한 아빠가 밉다, 한번 가출을 하니 자꾸 가출하게 된다, 꿈이 없다 등등. 치유학교를 통해 스님은 청소년들이 아픔을 어루만지며 “어른들이 먼저 반성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공부만 강요하는 부모님과 학교의 압박으로 인해 자살을 생각하는 중학생이 있었다. 스님은 조언한다. “사람은 태어나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다. 할 수 있는 일은 마음을 바꾸는 일이요, 할 수 없는 일은 남의 마음을 바꾸는 일이다. 우선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보자. 부모의 생각과 욕심을 바꾸려 하지 말고, 내가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까 생각해 보자. 세상의 모든 고통은 사랑받고 싶어서 생겨난다. 마음 한번 바꾸면 길이 보인다.” 승한 스님은 자신의 불행했던 과거를 교재 삼아 청소년들의 고민과 문제 해결에 힘을 쏟고 있다. 문제를 알면 반드시 해답도 보이므로 스님은 그 해답을 위해 청소년과 성인들의 힐링학교인 ‘행복단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꿈을 잃고 방황하는 청소년과 부모들에게 인생의 목적과 삶의 가치관을 새롭게 디자인하도록 안내하는 것은 물론, 화 다스리는 법, 마음 다스리는 법을 통해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내고 진짜 평화로운 자신의 마음, 진짜 행복을 찾는 제2의 삶으로 인도하고 있는 것이다. <수암(守岩) 문윤홍·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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