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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인 아름다운 멋 풍겨나는 ‘평양검무’

2016.01.31 | 정진해 문화재전문기자



제56회 전국민속예술축제가 경기도 평택시 소사벌 레포츠타운에서 개최되었다. 매년 실시되는 축제는 오랫동안 마을에서 전해 내려온 다양한 놀이문화를 마을 사람들이 서로 마음과 몸이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전통놀이 문화를 재현내고 이를 경쟁에서 우위를 다투는 축제이다. 매년 출전하는 놀이문화가 아니고 각 시도에서 경쟁을 거쳐 대표성을 지니고 출전하는 다양한 놀이문화가 현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 평양검무     © 정진해


올해도 많은 관중들 앞에서 그 동안 익힌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팀이 있었다. 조선시대를 거슬러 올라가야만 볼 수 있는 평양검무이다.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되어 있는 평양검무는 생소한 무용이다. 검무란 칼을 들고 춤을 추는 예술적 행위이다.
 
칼을 든다는 것은 무사들이 꼭 지녀야 했던 무기이다. 이 무기를 예술로 표현한 것이다. 칼을 들고 추는 춤은 상고 시대로 거설로 올라가야 한다. 당시의 검무는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던 생활검무였다. 수렵 또는 농사와 관련된 검무, 전투 또는 무술과 관련된 검무, 종교의식과 관련된 검무가 있었다. 시대의 변천과 함께 검무도 조금씩 변해오다가 오늘날의 검무는 예술성을 중심에 두는 칼춤과 종교의식에서의 신칼춤으로 대별한다.

칼춤은 고구려 벽화에서 칼을 들고 춤을 추는 그림을 볼 수 있으나, 기원을 신라 황창량의 고사에서 찾는데 주안점을 주고 있다. 신라의 소녀 황창량이 백제에 들어가 칼춤으로 명성을 얻은 뒤에 칼춤을 추다가 백제의 왕 앞에서 칼을 던져 왕을 죽이고 황창량 자신은 잡혀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그 후 사람들은 황창량의 탈을 쓰고 칼을 들고 춤을 추며 황창량의 고사를 연출한데서부터 칼춤이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벽화에서 나타나듯이 훨씬 이전부터 칼춤을 추어 왔다고 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가면은 쓰지 않고 여성 무용수에 의해 매우 유연한 춤사위로 공막무, 검기무라는 이름으로 궁중연례에 자주 연행되기 시작하였다.
 
공막무는 2명의 무원이 긴 칼을 두 개씩 잡고, 머리에 고운계을 얹고 석죽화를 그린 전복에 은속대를 하고, 호화를 신고 춤을 추었고, 검기무는 전복을 입고 전대를 띠며 전립을 쓰며, 4명의 무원이 추는 춤이다.

▲ 평양검무     © 정진해


검무는 공중과 지방 관아의 연례의식에서 행해졌고 또 민간의 향연에서도 추어졌던 만큼 보편적인 춤의 하나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무는 오랫동안 전승되어 오는 동안 지방마다 그 고장의 향토적 특색을 지닌 검무가 정립되었는데, 그 중에서 으뜸이 되고 있는 춤이 평양검무이다. 평양검무는 대륙적인 개성을 지니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연풍대, 까치걸음, 번개사위가 그것인데 활달한 춤사위를 보여 대륙적인 고구려 기상을 엿볼 수 있다.

평양검무는 조선시대에 연행되었던 춤이다. 조선시대에 평양은 지방감영이 있었고, 교방청이 설치되었던 곳이다. 명기들에 의한 다양한 전통예능이 연행되었다. 조선시대 ‘평안감사부임도‘에 의하면 연광정에서 검무가 공연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고 관찰사가 베푸는 ’부벽루놀음‘에도 검무가 자주 연희되었다고 전해 온다. 조선왕조의 몰락으로 지방의 교방청도 자연히 사라지면서 평양검무는 평양권번을 중심으로 그 명맥이 유지되어 왔었다.


▲ 평양검무     © 정진해


평양검무가 지금까지 남한에 무형문화재로 남아 있게 된 것은 이봉애님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평안남도 평양시 서정리에서 나고 자라왔었다. 14세 때 평양권번 출신 예기이신 김학선님으로부터 3년간 평양검무를 사사 받은 유일한 평양검무의 전승자이시다.
 
한국전쟁으로 월남하여 1985년부터 평양검무 보존회를 만들어 그 동안 잊혀 가던 평양검무의 원형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하여 오늘날의 으뜸가는 평양검무가 복원되어 많은 사람들의 볼거리로 정기공연과 한국민속예술축제 등에 참가하여 그 몫을 다 하고 있다.

제56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 등장하는 평양검무는 평양감사 부벽루 연희 일부를 재현하는 행사이다. 평양검무보존회의 깃발과 평양검무 깃발이 나란히 입장하면서 뒤로 지방감영의 관원 복장을 한 사람들이 뒤를 따르고 그 뒤로 무원들이 따랐다.
 
남성적이면서 깔끔한 의상은 남색치마 노란저고리 남색전복에 빨간 전대를 둘렀다. 양손에 든 검은, 회전 검으로 가장자리에는 일곱 쌍의 나비가 날아갈 듯 달려 있고 칼자루 밑이 구부러져 있다. 머리에 쓰고 있는 전립은 공작 깃털로 단 검정색이다.

▲ 평양검무     © 정진해


관원 복장을 한 사람들은 원을 그리며 주위에 서고 무원들은 십자를 그리며 위치에 배열되었다. 한쪽에 자리를 깔고 음악을 연주할 사람들이 손에 장고, 피리, 대금, 해금, 북이 하나씩 들고 앉았다. 시작을 알리는 장단이 울러 퍼졌다. 염불장단-타령장단-자진타령장단-타령장단 순으로 짜여 있는 장단은 특히 평안도식 피리가락을 주조로 한 장고장단의 볶는 타령이 삽입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춤의 구성은 2열 4행 8검무로 이루어져 있으나 인원이 부족하면 6검무, 4검무, 2검무 등으로 추기도 하는데 반드시 짝수로 맞추어야 한다. 오늘은 2열2행 4검무로 이루어졌다. 긴 염불 음악에 무원들이 칼을 들고 열을 지어 선 다음 시작된 춤사위는 입춤, 앉은 춤, 칼춤, 연풍대로 이어진다. 입춤은 수상수저 동작과 일자사위동작으로 엮어간다.
 
앉은 춤은 기본동작인 수상수저동작과 두 손 모아 허리춤, 옆으로 허리춤, 두 손 뒤로 모아 허리춤으로 엮어가고. 칼춤은 기본사위, 한 칼사위, 칼 뽑기 사위, 옆으로 칼 돌리기, 건곤사선, 반돌기, 앉는 연풍사위, 까치걸음, 번개사위, 머리 쓸기, 인사사위, 기본하늘치기, 빨리 돌기, 양팔 벌려 칼 돌리기, 유진유퇴 순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연풍대는 칼 끼고 도는 사위, 머리 쓸며 까치사위, 칼로 땅치기 사위, 돌아 기본 사위로 끝을 맺는다.

▲ 평양검무     © 정진해


춤사위 하나하나의 동작을 보면 부드럽게 넘어가다가도 갑자기 동작이 날카로움을 느낀다. 칼사위 중 양손에 든 칼을 밖으로 돌리다가 바닥을 콕콕 찍는 동작과 맨손 입춤사위라 두드러지게 많고 팔을 벌려들어 교차할 때의 동작과 칼놀림의 조화가 매우 특이하다.

춤동작 하나하나를 지켜보면 한국여인의 아름다운 멋이 풍겨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춤 동작은 이미 짜인 것이지만 춤을 승화시켜 나가는 것은 미모와 품격을 갖춘 한국여인의 몫이다. 삼자로부터 나올 수 없는 손동작이며, 사뿐히 비켜서는 발동작, 아름다움을 보고 있는 눈동자, 미소를 머금고 자신감을 보여주는 입술이 미소는 더욱 아름다운 춤사위를 뽐내고 있다.


▲ 평양검무     ©정진해

 
전복에 나타나 있는 오방색은 더욱 우리의 전통 색을 잘 조화롭게 꾸몄다. 방위의 중심이 되는 노란색 저고리는 무원의 몸을 대표하는 색이다. 노란색은 우주의 중심이라 하여 가장 고귀한 색으로 취급되었다. 몸의 중심이 되는 어깨에서 가슴에 이르기까지 감싼다. 그리고 긴 팔을 덮어 뻗어나가려는 기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노란색 위에 걸친 남색의 전복은 만물이 생성하는 봄의 색, 귀신을 물리치고 복을 비치는 색이다. 전복을 입은 장군은 사악한 무리까지 모두 적이었다. 언제나 신성한 곳임을 보여주는 남색은 노란색을 보호해 준다.
 
노란 저고리에 흰 동정과 흰 버선의 배치는 결백과 진실, 삶, 순결 등을 상징하며, 가슴에 두른 빨간 전대는 생성과 창조, 정열과 애정, 적극성을 뜻하여 가장 강한 벽사의 빛깔로 쓰인다. 노랑 저고리와 전복을 지켜주는 역할을 맡아서 한다. 공작 깃털을 단 전립의 검정색은 인간의 지혜를 관장하는 색이라고 하였다.

이렇게 보면 무원이 입은 복장은 오방색으로 가장 신성한 옷이며, 가장 깨끗한 옷이다. 그러한 옷에 둘러싸인 무원의 아름다움은 한국여성만이 갖는 정신적 육체적인 상징이 아닐까? 이러한 무원의 옷차림은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음귀를 몰아내고, 나쁜 기운을 막고 무병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아이들한테 오방색의 색동저고리를 입히고, 간장 항아리에 오방색의 금줄을 치고 잔치상의 국수에 오색 고명을 얹는 등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 평양검무     © 정진해


무원의 춤사위가 깊어 갈수록 관중들로부터 박수가 끊이지 않았다. 주변에 서 있는 관원복장의 주인공들도 춤에 걸맞은 동작을 하며, 특히 5명의 기녀복장을 하고 서 있는 모습에 눈길이 끊이지 않는다. 전모를 쓰고 고귀하고 도도한 차림은 누가 봐서라도 옛 명기의 모습이 아닌가 한다. 다양한 무늬의 전모를 쓴 명기들의 얼굴은 모두 나이가 지긋한 할머니들의 얼굴이다.
 
쉽게 감추어지지 않는 나이는 명기들에게만이 자태로 바꿔놓을 수 있는 것 같다. 빨간 치마에 노랑삼회장저고리를 입은 명기, 붉은 저고리에 남색치마, 쑥색저고리에 빨간 치마, 붉은 저고리에 황금색 문양이 있는 저고리에 남색치마에 문양이 수놓은 치마 등은 특별한 행사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렇게 하여 검무의 자랑은 모두 끝나고 퇴장하면서도 종종걸음으로 문을 나서고 난 마당은 텅 비어있었다.

짧은 시간에도 아낌없이 기량을 자랑한 명기들의 멋을 함축해 보자면, 춤사위는 동적인면이 많고 활달하고 대담하며 대형이 일정하다는데 질서와 고구려의 기상을 엿볼 수 있었다. 칼 동작이 시원하고 칼로 땅을 치면서 도는 동작은 독특한 동작이었으며 같은 동작을 반복함으로써 동작의 강조를 보여 주었다. 또한 염불장단에서 악센트가 첫 번째 박과 세 번째 박에 있었으며, 춤사위는 한 장단으로 이루어진 독립사위가 있고, 수족상응 동작이 중심을 이루는 춤사위였다.


▲ 평양검무     © 정진해



평양검무는 정통성을 가진 맥이 있고 전통성이 확고한 유래를 가진 춤사위로 독특한 예술성과 원형보존의 우수성, 역사적 보존가치가 있는 예술작품이다. 앞으로 더 많은 장소에서 더 많은 사람들 속에서 예술의 혼을 아낌없이 보여주었으면 한다.

 

이 기사는 [한국NGO신문] 제공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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