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주 작가가 부탄, 네팔, 남인도, 스리랑카, 중국 오대산 등 불국을 다녀온 경험과 기록을 담은 순례 답사기 《불국기행》을 출간했다. (작가정신 352쪽 1만8,000원)
⟪불국기행⟫은 정찬주 작가와 함께 떠나는 깨달음이 있는 행복한 여행이다. ‘첫 눈이 오면 공휴일이 되는 나라’ 부탄, 히말라야 기운으로 축복받은 땅 네팔, 신라 여섯 씨족장과 삭탈해가 떠난 땅 남인도, 연꽃을 들고 절에 가는 불심의 나라 스리랑카, 의상대사와 혜초가 순례한 중국 오대산 등 불교 유적을 샅샅이 뒤진 답사 기행문을 한데 모았다.
작가는 각국의 답사지 곳곳에서 우리 역사나 우리말과의 접점을 찾아내 이를 밝히고 있다. 부탄과 남인도에선 우리말과 그들 언어 사이에 놀라운 유사성을 발견한다.
네팔의 아소카 스투파를 돌 때는 신라 진흥왕, 고구려 광개토왕, 백제 성왕 등이 닮고자 한 아소카왕과 삼국시대의 인연을 떠올린다. 남인도의 벨란카니와 아요디아에서는 석탈해와 허황후의 고향과 근원을 찾고, 중국에서는 혜초와 의상대사의 흔적을 목격한다.
이 책의 내용은 치밀한 현지 취재와 역사적 자료를 근거로 집필되었다.
세계문화유산인 보드나드 스투파, 더르바르 광장, 스와얌부나트 사원, 카샤파 왕궁터, 운강 석굴이 소개됐다. 또 독자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디첸포드랑 승가학교, 파로종, 질루카 사원, 나후사 등 주요 불교 유적을 문화적 맥락에서 짚어보고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써내려간 것.
정찬주 작가는 “앞으로 관심을 가질 누군가를 위해서라도 오해를 바로잡거나 그릇된 가설에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며 “가능한 한 현지 지식인과 인터뷰를 많이 하여 잘못 알려진 지식과 엉뚱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정 작가는 “스리랑카 사찰에서 만난 스님과의 대화 한 대목이 귓전에 맴돈다”며 그 내용을 소개했다.
“스리랑카에는 1만여 개의 사원이 있고, 사원에서 세운 학교가 1만여 개가 있다”며 “한국 불교도 교육과 복지에 눈을 떠야한다. 이제 한국 불교는 산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진단한 스님 말씀에 공감이 간다고 밝혔다.
⟪불국기행⟫을 읽는 또 다른 재미는 작가와 함께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유동영 사진작가의 혼이 깃든 시원한 컬러사진을 보는 즐거움이다.
정찬주 작가는 전남 보성 출신으로 동국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불교적 사유가 배어 있는 글쓰기로 오랜기간 소설과 명상적 산문을 발표해 왔다. 전남 화순군 이양면 쌍봉사 옆 이불재(耳佛齋)에서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는 전남도청 홈페이지에 인간 이순신을 사랑한 호남 민중이야기를 다룬 대하장편소설 《이순신의 7년 》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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