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신임총장,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
2015.05.20 | 고병훈 기자

동국대학교의 새 총장에 불교대학의 한태식 교수(보광 스님)이 선임 된지 13일이 지났다. 그러나 학내의 반대 물결은 더 거세지는 분위기다. 동국대 재학생과 교수, 동문들이 단식 시위, 성명서 발표 등을 통해서 거센 반발을 하고 있다.
▲ 동국대학교 대학원 학생회장인 최장훈 학생은 만해 광장 앞에서 약 한 달째 고공농성을 진행 중이다 © 박훈규 |
|
동국대학교 교수협의회는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단식 릴레이를 진행하는 중이다. 또한 현재는 천막 교실을 운영하며 학내의 반대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동국대학교 대학원 학생회장인 최장훈 학생은 만해 광장 앞에서 약 한 달째 고공농성을 진행 중이다. 현재는 동국대의 정상화를 목표로 하는 범동국인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되어 신임 총장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신임 총장에 대한 반대가 이렇듯 극심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이사회의 일방적인 총장 선임이 대학의 자치권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작년 말, 총장 선거가 진행되던 당시, 조계종 종단은 전임 총장 김희옥에 대해 재출마를 못하게 하였다는 외압의혹을 받고 있다. 더불어 현재 이사회의 이사장 및 이사 7인에 대한 선임권을 행사하였다.
학교의 자치권의 문제는 비단 동국대에서만 발생하는 논란은 아니지만 이번 계기로 동국대의 학생 및 교수들은 종단의 개입에 대한 반대 의식이 강해지고 있다. 동국대 총학생회 측에서는 동국대 이사회에서 학생 대표의 비중을 늘려 학생들의 목소리가 더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표한 바 있다.
또한 동국대 학생들의 종단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도 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조계종은 학교의 재정적 지원을 담당하고 있으면서도 학교에 대한 지원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종단을 불신하는 상황에서 종단 측의 힘이 학교에 강하게 작용하자 강한 반발을 보인 것이다.
더불어 학생 및 교수 측은 보광 스님의 자질 및 적합성을 문제 삼았다. 작년 보광 스님이 총장 선거에 출마하여 공약을 내세웠을 당시 학생들의 반발은 매우 거셌다. 학생들의 의견에 따르면 보광 스님의 공약은 성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공약이 불교와 관련된 것으로 주를 이루고 실질적인 학교 발전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학생들의 의견이었다. 전임 김희옥 총장이 경영대를 활성화 시키고 공대 발전 및 일산 캠퍼스 조성에 힘써 학교의 규모를 키우려 하였던 것과는 상반되는 움직임으로 보였던 것이다. 애초에 학생들 중에는 동국대학교가 불교대학에 이미 너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보광 스님의 공약은 설득력을 가질 수 없었다.
보광 스님은 스님이라는 특수한 종교적인 신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학생들은 우려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스님이 학교를 경영하게 되면 학교 경영의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보광 스님은 논문 표절 문제에 휩싸여 있다. 학생과 교수 측은 보광 스님의 표절 논문에 대한 문제 제기를 거듭 하였지만 아직 보광 스님으로부터의 명확한 해명은 없는 상황이다.
또 근래에 학과 통폐합, 폐지 등으로 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것과 학생이 학교의 주체가 되지 못하면 학교는 일반 사기업과 다를 것이 없어지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일방적으로 총장을 선임해버린 동국대 이사회 및 종단의 행보는 논란의 불씨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
<ⓒ참좋은인연신문사 & 한국불교대학大관음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